인간의 감각과 암흑 물질의 불가시성
감각의 전자기적 본질
시각뿐 아니라 다른 감각들도 – 촉각, 후각, 미각, 청각도 – 원자들의 상호 작용에 기반한 현상이며, 그 원자들의 상호 작용은 전기를 띤 입자들의 상호 작용에 기반한다. 이를테면 청각은, 시각보다 좀 더 미묘한 이유에서이기는 하나, 결국에는 전자기적 파동과 상호 작용에 기반한 현상이다.
감각의 근본적 한계
이처럼 인간의 모든 감각은 모종의 전자기 상호 작용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암흑 물질을 기존의 방법으로 직접 감지할 도리는 없다. 암흑 물질은 주변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빛이 암흑 물질을 비추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빛이 그냥 통과해서 지나갈 뿐이다.
대중의 의구심과 놀라움
암흑 물질을 한번도 보거나 느끼거나 맛본 적 없으니, 내가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대개 그 존재에 놀라고 그것을 퍽 신비롭게 느낀다. 심지어 그것이 일종의 실수가 아닌가 하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우주 전체 물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질을 – 보통 물질의 5배나 된다! – 기존 망원경으로 탐지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하는 것이다.
관점의 전환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과는 사뭇 반대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남들도 다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물질이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의 전부인 편이 오히려 더 신비로울 것 같다. 어째서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 인지할 수 있는 완벽한 감각을 가져야 한단 말인가?
물리학의 교훈
지난 몇 백 년 동안 물리학이 가르쳐 준 큰 교훈은 세상에는 우리 시야에 숨겨진 것이 아주 많다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진정한 의문은 우리가 그 정체를 알아낸 물질이 우주의 에너지 밀도에서 왜 지금처럼 큰 비율을 차지하는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