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계의 분리된 현실
인터넷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이다. 수십억 명의 사람이 그 속에서 온라인으로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소통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실 직접적으로 상호 작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간접적으로도 상호 작용하지 않는다.
정보 거품 속의 우리
인터넷 사용자들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끼리만 친구를 맺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만을 따르며, 자신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뉴스 공급원들에게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상호 작용이 그렇게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관계 맺는 사람들은 상호 작용이 없는 별개의 집단들로 조각조각 나뉘어 있기 마련이다.
분절된 인식의 세계
각각의 집단 내에서는 반대되는 시각을 접할 일이 거의 없다. 친구의 친구들이 있다고는 해도, 그들 역시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집단의 반대 의견을 접할 일은 보통 없다시피 하다. 그러니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자신과는 배치되는 다른 의견을 지닌 낯선 공동체들의 존재를 까맣게 모르고 산다.
보이지 않는 물리적 우주
우리는 우리 세상 밖에 있는 다른 세상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까막눈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암흑 물질에 대해서라면, 정말이지 깜깜한 까막눈이다. 암흑 물질은 보통 물질로 이뤄진 소셜 네트워크에 전혀 속하지 않는다. 암흑 물질은 우리가 아직 들어갈 방법을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인터넷 채팅방에서 산다.
평행하는 두 세계
암흑 물질도 눈에 보이는 물질과 똑같은 우주에 존재하고, 심지어는 똑같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러나 암흑 물질 입자들과 우리가 아는 보통 물질 입자들은 거의 감지되지 않을 만큼 약하게만 상호 작용한다. 우리가 까맣게 모르고 살아가는 다른 인터넷 공동체들과 마찬가지로 누가 우리에게 그 존재를 말해 주지 않는 한 일상에서 우리는 암흑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