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혼동되는 우주의 세 가지 미스터리

블랙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혼동되는 우주의 세 가지 미스터리

이름에서 비롯되는 혼동

뭔가 불길한 존재처럼 들린다는 문제를 차치하고도, ‘암흑 물질’이라는 이름은 다른 혼동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람들과 내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암흑 물질과 블랙홀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블랙홀의 실체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여담이 되겠지만 잠깐 블랙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블랙홀은 너무 많은 물질이 너무 좁은 공간에 몰려 있을 때 형성된다.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서는 아무것도 – 빛조차도 – 빠져나가지 못한다.

블랙홀과 암흑 물질의 근본적 차이

블랙홀과 암흑 물질은 검은 잉크와 느와르 영화만큼 다르다. 암흑 물질은 빛과 상호 작용하지 않는다. 반면에 블랙홀은 빛을 흡수한다. 빛뿐 아니라 자신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뭐든 빨아들인다. 블랙홀이 까만 것은 그 속으로 들어간 빛이 모조리 속에 갇히기 때문이다. 복사되어 나오지도, 도로 반사되어 나오지도 않는다.

관련성과 구분점

암흑 물질은 블랙홀 형성에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형태를 불문하고 모든 물질은 붕괴되어 블랙홀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홀과 암흑 물질은 절대로 같지 않다. 둘을 결코 헷갈려서는 안 된다.

또 다른 혼동: 암흑 에너지

암흑 물질의 부적절한 이름에서 야기되는 오해가 하나 더 있다. 우주의 또 다른 구성 요소로 ‘암흑 에너지’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 이 작명도 문제가 많다 – 사람들은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도 종종 혼동한다.

암흑 에너지의 실체

암흑 에너지는 물질이 아니다. 그냥 에너지이다. 암흑 에너지는 주변에 구체적인 입자나 다른 형태의 물질이 없을 때에도 존재한다. 암흑 에너지는 온 우주에 스며 있지만, 보통 물질처럼 덩어리를 이루지는 않는다.

균일한 분포의 특성

암흑 에너지의 밀도는 어디에서나 다 같다. 어느 지역에서는 밀도가 더 높고 어느 지역에서는 더 낮은 경우는 없다. 암흑 에너지는 암흑 물질과 전혀 다르다. 후자는 전자와 달리 뭉쳐서 물체를 이룰 수 있으며, 특정 지점이 다른 지점보다 밀도가 더 높을 수 있다.

행동 방식의 차이

암흑 물질은 우리가 익숙한 물질, 즉 뭉쳐서 별이나 은하나 은하단 같은 물체를 이루는 물질과 똑같이 행동한다. 반면에 암흑 에너지는 늘 평단하게 분포되어 있다.

우주상수로서의 속성

또한 암흑 에너지는 시간이 흘러도 늘 일정하다. 물질이나 복사와는 달리, 암흑 에너지는 우주가 팽창해도 그것에 따라 더 희박해지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이점이야말로 암흑 에너지를 정의하는 속성이라 할 수 있다. 암흑 에너지의 에너지 밀도 – 입자나 물질이 지닌 에너지가 아닌 에너지를 뜻한다 – 는 시간이 흘러도 늘 일정하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이런 에너지를 우주상수(cosmological constant)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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