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합리적 가설과 이름의 오해

과학적 보수주의

암흑 물질을 좀 희한한 가설로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중력 법칙을 뜯어고치는 것에 비하면 암흑 물질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이 훨씬 덜 경솔하다. 암흑 물질 회의주의자들은 전자를 선호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기존 물리 법칙과의 조화

암흑 물질은 물론 낯선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에 알려진 모든 물리 법칙과 완벽하게 들어맞는 –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 설명이 되어 줄 가능성이 높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알려진 중력 법칙에 부합해 행동하는 모든 물질이 꼭 우리에게 익숙한 보통 물질처럼 행동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물질의 다양한 상호작용 가능성

더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꼭 모든 물질이 빛과 상호 작용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암흑 물질은 그저 약간 다른 종류의 전하를 가진 물질일 수도 있고, 아예 기본 전하를 띠지 않은 물질일 수도 있다. 스스로 전하를 띠지 않고 다른 하전 입자와 상호 작용하지도 않으므로, 암흑 물질은 빛을 흡수하지도 방출하지도 않는다.

오해를 부르는 이름

하지만 나도 암흑 물질에 대해서 살짝 문제라고 느끼는 측면이 하나 있기는 하다. 이름이다. ‘물질’ 부분을 걸고 넘어지려는 것은 아니다. 암흑 물질은 실제로 물질의 한 형태이다. 덩어리로 뭉쳐서 중력을 발휘하며 다른 물질과도 중력으로 상호 작용하는 존재라는 뜻에서 그렇다. 물리학자들과 천문학자들은 이 중력 상호 작용에 의지하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실제 암흑 물질의 존재를 감지한다.

‘암흑’이라는 단어의 오해

이름에서 유감스러운 대목은 ‘암흑’이다. 한 가지 이유는 실제 암흑처럼 새까만 물체는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이유는 사뭇 불길하게 들리는 이 이름 때문에 암흑 물질이 실제보다 더 강력하고 부정적인 무언가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진정한 성질: 투명함

암흑 물질은 사실 새카맣지 않다. 투명할 뿐이다. 새카만 물체는 빛을 흡수하지만, 투명한 물체는 빛을 의식하지 않는다. 빛이 암흑 물질을 때려도, 암흑 물질이든 빛이든 그 때문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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